출장보고서/도겐자카 - 카부키쵸 외 관동권

23-24 연말연시 #1 - YA'ABURNEE / BELLRING少女ハート

진타(ZiNTA) 2024. 1. 15. 01:08

 

출발 전의 인천공항 제2터미널, 눈이 미친 듯이 내리기 시작했다. 결국 1시간 연착 그리고 오전 겐바는 포기.

 

  연말연시 특히 한 해를 넘기는 일정은 엄청난 항공권 비용과 숙박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코로나 이전을 포함 최근 몇 년간은 12월 초중순까지의 원정 일정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곤 했다. (아마 '15년도에 파스포 신년 공연 때문에 갔던 것이 마지막이었던 듯)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이후 본격적으로 다시 원정길에 오른 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올해는 AQBI의 COUNT DOWN 라이브에 "꼭!" 가겠다는 일념으로 호텔이고 항공권이고 과감히 결제를 해버렸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시작해서 오쇼가츠에 끝나는 대일정을 잡고 주 겐바 사무소 공식 계정을 계속 체크하면서 라이브 일정을 계속 업데이트 해나갔다. 개인적으로는 원맨을 우선시 했기 때문에  '원맨 > 30분 이상 > 관심 그룹' 의 기준이었음. 올해 연말은 운이 좋게도 AQBI의 2개 그룹이 리리이베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었고 평소 관심 있었던 그룹들 원맨도 하나씩은 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 겹치지 않는 것인데 아슬아슬 한 일정도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대부분 겹치지는 않았음.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비는 날이 없었다

 

"(아랍에서) 돌아온 O-ant 아저씨"

첫 날에는 BELLRING少女ハート(이하 베르하)도 있었지만 O-ant(이하 아리샹)가 아이도루 프로듀서 인생 마지막이라고 만든 그룹, YA'ABURNEE(야아부루니? 발음도 어렵다, 이하 야부루)에 대한 기대도 컸었음. '23년 11월 데뷔했기 때문에  아직은 따끈따끈한 그룹이다. 전전그룹인 Hauptharmonie의 그 실험 정신과 악곡에 한 동안 빠져 살았기 때문에 악곡은 어떨까 싶었는데 스트리밍으로 풀린 음원을 들어봤을때 역시나 기대를 충족시키는 악곡을 들고 나온 것을 확인했고 기대가 컸다. 

 

원정을 다녀올때까지도 도대체 YA'ABURNEE가 뭔 뜻인지 몰랐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YA'ABURNEE가 아랍어로 'You bury me = 나를 묻어달라' 라는 뜻이라고 한다. 의역하여 해석하면 '너 없이는 내가 살 수 없을 정도이니 내가 먼저 죽고 나를 묻어달라' 는 순애보적인 의미였음. 이 아저씨는 Hauptharmonie 때는 온통 독일어로 수를 놓더만(아리샹 아재가 어렸을때 독일에서 살다가 온 것으로 알고 있음) 이번에는 아랍어 컨셉을 가지고 왔다. 아이돌 세계관에 언어적인 컨셉을 투영하는 것은 진심인 프로듀서.  HULLABALOO가 끝나자마자 바로 아랍으로 여행을 가면서 유튜브를 찍길래 뭔 갑자기 유튜버가 되신건가? 했는데 아마도 거기서부터가 아미 새로운 아이돌의 컨셉을 공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셋리의 일부가 전 그룹인 HULLABALOO의 곡 일부를 차용하고 있고 멤버들도 경력이 대다수여서(4명 중 3명이 경력이더라) 그랬는지 몰라도 신생 그룹이라고 하기는 악곡이나 보컬 모두 완성도가 높았다. 다른 곡에서 신나게 놀다가도 INORI의 그 에모이함은 일품. 오타쿠도 HULLABALOO 시절의 오타쿠가 많아 보였다. 어쨌든 간에 O-ant 아재가 캐릭터가 확실하고 그룹도 색깔있게 프로듀싱 하다보니 호불호는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고정팬은 다시 시작하자마자 당연하게 확보한 듯.

INORI의 에모이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야부루 공홈에 풀려있는 영상임)

 

INORI의 무대가 그 다음날까지 여운이 남아서 오타쿠 자체평점 10점 만점에 9.0은 준 듯

 

체키권에서 이번 컨셉의 진심이 느껴졌다

 

물판에서는 특전권을 유사 화폐(CHEKI BILL)로 만들어서 팔고 있다. 한 장에 500엔으로 2샷 체키는 최소 3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뭐하러 귀찮게 화폐 단위 설정을 왜 저렇게 했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라이브 중 오타쿠에게 박스를 들고와서 체키빌을 수금을 하는 것을 보고서야 의문이 조금은 풀렸다. 그냥 단순히 물판용으로 회전시킬 생각은 없나보다. 뭐라도 이벤트를 만들어서 물판(체키) 외에도 계속 사용하게 만드려는 생각이 있는 듯

 

체키도 조금 세분화 시켰는데 일반적인 2S 사인아리 체키(Happy Cheki)가 3장을 받는데, 사인외에 코멘트가 좀 더 붙는 체키(More Happy Cheki)가 4장을 받는다. 처음에는 아리샹 아재하고 뭔가 오해가 있었는지 4장을 받아가길래 뭐이리 비싼가 싶었는데 후에 물판 다시 가면서 레규를 완벽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시간은 3장이나 4장이나 별차이 없어 보였는데 있는건가 싶음, 이건 잘 모르겠음)

 

어쨌든 경험하고 보니 신키가 물판 레규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던 듯. 첫 물판때 멤버인 포메아가 3장 냈는지, 4장 냈는지 물어보길래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서야 이게 Happy와 More Happy를 구분하기 위한 질문이었던 듯 싶다.

Curse Card, 이거보고 물판 체키 찍을때 같이 찍어야지 했다가 결국 까먹고 체키만 찍고 나옴; (나중에 쓰긴 했다)

 

메아테 특전이 걸려있길래 메아테를 걸고 들어왔었는데 뭔가 봤더니 무려 '저주 카드', 72시간내에 멤버와 샤메를 찍지 않으면 죽는다는 세부 사항까지 걸어놨다. 그룹마다 독특한 세계관을 들고 나오는 아리샹 아재의 센스에 조금은 피식했다. 신키 특전 등이 별도 없는 대신에 신키 대응 등의 용도는 이것으로 하려는 듯. (후에 시부야에서 있었던 리딩 프리미엄때 보니 야부루 공연 중간에 스텝이 돌아다니면서 이걸 또 뿌리고 있었음ㅋ)

 

야아부루니가 끝나고 베르하가 이어졌다.

 

"BELLRING少女ハート最高!!" 

'23년 5월 엑스토로메 오사카에서 처음 봤을 때는 단순히 호기심 정도의 레벨이었고 이렇게 빠질지는 몰랐는데 그 뒤 5월부터 10월까지 매달 페스에서 베르하를 연달아 만나고 있다보니 베르하 무대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집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낌. 언젠가부터인지는 몰라도 베루오지들 있는 겐바들이 너무 편안하게 느껴졌다. (뭐 이제 나도 또 한 명의 베루오지가 아닌가 싶고?ㅋ) 잘 놀고 매너 좋고 암튼 베루오지들하고 놀때의 플로어가 너무 좋다. (BELLRING少女ハート最高!! ← 트윗에서 베루오지들이 밀고 있는 밈임ㅋ)

 

베르하는 10월의 요코하마 센쿠라에서 있었던 사사키페스 x 소노우치가 직전 마지막 참전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 10월말에 나온 신체제 베르하의 첫 싱글, She's Rain의 무대는 처음 봤다. 그간 무대가 영상으로 나온 적도 없었고 스트리밍으로 들었을때는 좀 밋밋하다고 느꼈는데 막상 무대를 보니 후렴부터 이어지는 She's Rain의 무대가 너무 파워풀하게 느껴졌음. 히메하가 수험 때문에 빠졌지만 신멤버 사쿠라가 있어서 그런지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날 셋리는 나중에 따로 찾아봤을 정도로 좋았다. 

She's Rain → Ice Cream → low tide → ROOM 24-7 → asthma → BEYOND

 

국밥셋리인 캔디나 엣지가 빠졌음에도 low tide가 들어가고 asthma/BEYOND로 이어지는 그 느낌이 좋았음. She's Rain 이후로 asthma는 비중이 좀 적어지는가 싶어서 생각 안하고 있다가 갑자기 뜨길래 좀 당황스러웠는데 MARZ에서 asthma 돌리는 것은 처음 본 듯. 

다나카상, 코바켄상 신생 베루하 영상 좀 많이 풀어주면 안됩니까? 뭔 영상이 진심 몇 개 없는 듯 ('23년 5월 BEYOND)

 

나중에 확인해보니 주최가 신다에라였는데 베르하하고 신다에라만 30분 셋리를 가져갔더라고? 암튼 30분내에서 제대로 놀 수 있는 셋리였던 듯 싶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공항오느라 좀 지쳤지만 음악이 흘러나오니 그냥 서서 볼 수는 없었음. 전진했다가 빠졌다가 다시 전진했다가 빠졌다가 간만에 하늘색 사이리움도 신나게 돌렸다. (어느샌가 사이리움 마와세 하는게 버릇이 되었는데 물판때 코즈에도 먼저 네타를 쳐줬고 이게 멤버들한테 생각보다 어필이 많이 되는 듯)

 

카미셋리 & 카미겐바에 줄 수 있는 최고 코멘트임

 

MARZ에서 5개 그룹 특전회는 지옥이 따로 없었다.

당일 크리스마스 이브이기도 했고 베르하는 물판때 크리스마스 의상을 예고 했었기 때문에 오타쿠들이 산타 복장이나 최소한 산타클로스 모자라도 쓰고 온 오타쿠가 많았다. 사실 대부분의 그룹들이 산타클로스 의상을 하고 나왔던 듯. 혹시나 몰라서 산타클로스 모자 하나 들고 갔는데 유용하게 썼다.

 

가뜩히나 좁은 라이브 하우스에 5개팀의 물판을 돌리니 이번 원정 통틀어서 제일 지옥 같았던 물판 1-2위를 다투는 수준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엑스토로메 대망년회 때의 WOMB 1층) 플로어에 4개 팀이 돌아가고 야부루는 윗층에서 부스를 잡았길래 덜 복잡한 야부루부터 먼저 돌았다.

 

"에? 아? 에? 아?" By 포메아

 

아무런 예고 없이 "안녕하세요?"가 들어갔을때의 당황스러움과 예고치 않은 오타쿠 맞을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도루. 준비되지 않은 상대방과 첫 체키가 늘 그렇듯 짧고 강렬하고 뭐했는지 모를 느낌으로 끝난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룹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찾아왔는지를 궁금해 했었고 공연감상을 묻길래 나도 모르게 "상상이상"이라고 답했는데 다시 생각해봐도 그거 이상의 답변은 없었던 듯. (내가 답해놓고도 순간의 내 어휘 선택에 매우 뿌듯했음ㅋ)

 

베르하 공식 티셔츠 첫 번째 개시에 매우 뿌듯해 하는 오타쿠

 

 

 베르하는 간만에 츠바메를 보러 갔더니 츠바메가 이름을 까먹을 것 같았는데? 아슬아슬하게 기억해내면서 잊어 먹었으면 내심 신나게 놀리려던 오타쿠 계획이 틀어졌다. (매번 놀려 먹기만 좋아하는 이런 오타쿠라 미안합니다) 일정 설명하고 깔깔대면서 얘기했더니 그냥 끝나버렸음.  오프라인이 줄어도 온라인에서 했던 얘기가 네타화 되는 것을 보고 She's Rain의 오프라인 리리이베는 못갔지만 직전에 리미스타를 샀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크리스마스 의상이라고 입고 나온 것이 뭐 크리스마스 의상이긴 했지만 다른 팀들에 비해서는 좀 약한게 아닌가 싶었는데(뭐 그래도 사복이었으니 평소 보기 어려우니까 좋긴 했다) 그 다음날 Finger Runs 1st Album 릴리즈 파티에서 베르하 멤버들이 다시 입고 나온 것을 보니 이날은 그냥 전초전의 개념이었던 듯.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 의상 (베르하 공식계정)

 

5월부터 베르하 티셔츠를 몇번이나 사려고 했다가 사이즈가 안맞아서 넘기고 사진이 프린팅 된게 통풍이 안될 것 같아 답답 것 같아서 넘기고 몇번이나 기회를 놓치고 있다가 이번에 나온 긴팔을 보고 하나 질렀는데 이번 원정때 가지고 온 긴팔이 별로 없다보니 결국 원정 중 유일하게 다시 세탁까지 해가면서 입고 다녔음. 일주일간 남은 라이브가 많았기 때문에 첫날부터 루프는 돌지 않았다.

 

첫 날은 그렇게 베르하에 입국 신고한 것으로 마무리. 그리고 그 다음날이 크리스마스였음에도 그 다음날 겐바를 이 시점까지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면서 MARZ를 빠져나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