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고서/도겐자카 - 카부키쵸 외 관동권

23-24 연말연시 #4 LiVS 대망년회 Thanks for 2023

진타(ZiNTA) 2024. 2. 11. 18:44

  '23년은 티후를 제외하면 KiSS KiSS 원맨 정도를 제외하고 WACK 공연 보기를 포기한 한해였다. (사실 티후에서도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었음 남는 시간에 드림라이트 보러 간 정도) '20년 코로나 이후 약 3년을 못 본 사이에 WACK은 정말 여러가지가 변했다. 가장 크게 느껴진 것은 마츠쿠마 켄타의 부재,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함이라지만 멤버와 오타쿠와의 간극을 너무 크게 벌려 놓은 레귤레이션, 바이쇼의 투입 등 이해할 수 없는 결정, 그냥 자연스럽게 손을 놓게 만드는 그런 나날이었음.

 

이날 LiVS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얻어 걸려서 갔다.

평일 수요일이라 마땅히 갈 타이반도 없던 와중에 원맨인데 무전에다가 무엇보다도 WACK의 성지 heavy sick ZERO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약간의 호기심 때문에 발이 움직였음.

 

나카노가 신주쿠에서 그렇게 가까운지도 몰랐다

 

그래도 뭔가 기본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가기 전에 LiVS의 앨범(NEW ERROR)을 다시 들어봤다. 역시나 제일 조회수가 높았던 것은 처음 들었을 때 좋다고 생각했던 'EGO' (대부분의 곡이 재생수 1천회 수준인데 유일하게 EGO만 1만회가 넘어가고 있음) 그리고 여기에 한 곡 더 추가하자면 마지막 트랙으로 잡혀있는 'ONE' 이라는 곡인데 이곡은 오디셔 탈락자들의 얘기를 테마로 만든 곡이라 함. 가사가 절절하다. (사연이 있는 곡인지라 나중에는 WACK 오디션 출신인 베루하의 코즈에 하고도 ONE 얘기를 물판에서 잠깐 했다ㅋ)

 

heavy sick ZERO가 위치해있는 나카노는 평소에 올 일이 없는 동네였는데 역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아케이드가 이어져 있어서 추운 날씨에 밖에서 헤매고 있을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아케이드를 빠져 나와 아직 공연까지는 시간이 멀었지만 heavy sick ZERO를 찾아가봤는데 '이런 곳에 라이브 하우스가 있을까...?' 하는 곳에 라이브 하우스가 있었다.

 

진심 라이브하우스 위치가 "Please Be Quiet" 해야 할 것 같은 위치이긴 했다

 

라이브 하우스도 통로 자체가 너무 좁아서 동시에 양쪽에서 사람이 오고 갈 수 없을 정도의 크기였다. 진짜 캬파 80명이 가능은 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 그럼에도 라이브 하우스의 공간이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짜임새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았음. 이날 전 물판(굿즈/특전권 ONLY)은 아랫층에서 하고 라이브는 위층에서 했다. (1층에서도 라이브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라이브 하우스의 분위기 자체는 예전에 가봤던 오키나와의 G-Shelter가 생각났다.

 

그냥 이 공간이 무대 전부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매우 전설적인 무대임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스즈키상이 무대에 잠깐 올라왔다. 트위터도 개인 계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으나 짧은 시간 말하는 것을 봤을때 느낀걸로는 쥰쥰 같은 타입은 아니었던 듯. 아이돌 프로듀서라기 보다는 판교 스타트업에 있을 것 같은 이미지였음ㅋ.

 

무대는 그냥 올라온 건 아니고 이때 LiVS는 추가 멤버 오디션 중이었기 때문에 당일 현장에서도 지원자를 받았는데 지원자 2명이 나와서 간단히 지원자들을 무대로 불러서 소개하고 내려갔다. 솔직히 오디션은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프로듀서가 물판장에서 굿즈도 팔고 무대에 올라오는 것 자체가 아직 인디시절의 쥰쥰을 보는 것 같아서 자연스레 예전 WACK을 떠올리게 했다. (옛날 오타쿠는 별 이상한 곳에서 옛날을 다 떠올리는;)

 

지원자들을 무대로 잠깐 부르는 스즈키상

 

첫 곡부터 EGO가 바로 나왔다.

마지막이나 앵콜 정도로 생각했기 때문에 '앗...?' 하는 느낌과 함께 오히려 허무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음. LiVS의 오디션을 본 적도 없었고 가기 전에 라이브 영상을 체크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라이브에 대해서는 백지 상태로 갔는데 멤버들의 퍼포는 편차가 있긴 했지만 현재 걍파레를 제외한 다른 그룹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코챠킨TV의 보컬이 좋았기 때문에 나중에도 좀 찾아봤는데 이 친구 벤자민쟈스민(지금은 벤쟈스!로 이름이 바뀜) 출신이었네..?

 

열창 중인 코챠킨TV, 벤쟈스 그렇게 봤는데도 눈에 띄지는 않았는데 오디션이라는게 이런건 참 좋은 듯

 

 

올 한해를 돌아보는 멤버들의 MC, 다들 감정에 복 받치는 듯

 

라이브 타이틀이 대망년회였기 때문에 MC는 멤버별로 오디션 합격때부터의 감상이라던지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되었음. 멤버들 대부분이 그룹 가입 전 다른 경력이 한 두개 씩은 있는 것 처럼 보였고 그 와중에도 본인들을 어필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다. (아직 멤버 대부분이 팔뤄 1천명 미만 수준) 거기에 나름의 경쟁률을 뚫어낸 WACK의 구성원이라는 의식이 상당한 수준.

 

이날 마지막 곡 ONE, 코챠킨TV, 유니섹스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곡이 ONE이였는데 역시 이 곡이 제일 좋다. 어느 그룹이던간에 본인들의 얘기를 직접 하는 것이 제일 설득력이 있고 좋은 듯. 촬영도 허용이었기 떄문에 이 곡만큼은 촬영하고 싶어서 촬영을 해봤다.

 

예전 특전권 그대로 돌려쓴 듯ㅋ 인디즈스러움

 

무전겐바였으니 그냥 공연만 보고 가겠다는 원 계획은 오늘도 무너지고 고민하다가 특전권을 질렀다. 레규는 CD나 굿즈 통합해서 천엔당 특전권 한 장 이었고 특전권 2장에 2S 체키 한 장이었다.

 

특전회는 지금의 WACK이 그렇 듯 당연히 아크릴 장막을 들고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장막이 없어서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방식은 예전 '19년도까지의 WACK과 동일. 포즈를 잡다가 최애 포즈인 우데구미를 부탁했다. 폴라로이드 나오는 시간 제외하면 바로 내쳐질거라는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는 시간을 좀 주었다. 이런건 또 LiVS가 WACK 보다는 일반 인디즈 아이돌에 좀 더 가까웠던 느낌. 총 3명과 찍었지만 역시 코챠킨이 제일 좋았기 때문에 코챠킨 하고는 특전으로 따라오던 샤메까지 찍고 끝냄.

 

이게 몇년만의 우데구미였던가?

 

"LiVS는 WACK인가? WACK이 아닌가?"

와타나베한테 출자 받은 자본으로 설립 된 사무소에서 나온 그룹이므로(심지어 LiVS 홈페이지에 나온 사무소 주소도 WACK과 동일함) 굳이 표현하자면 자회사? 투자사라고 해야하나? 하지만 명확히 해야한다면 사무소가 다른건 사실이고 활동 자체가 WACK에 얽혀서 활동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당장 WACK 투어에도 불리지는 않는다) 멤버들 자체는 WACK 얘기를 하고 있음에도 서류상으로는 WACK은 아니라고 해야할 것 같다.

 

"현 세대 누구보다도 WACK스러운 그룹"

그럼에도 불고하고 LiVS 공연을 봤을때 제일 크게 느꼈던 것은 이제는 다 없어졌다고 생각했던 예전 WACK의 '인디즈 감성'이었음. 작은 라이브 하우스, 무대에 직접 등장하는 프로듀서, 허들이 높지 않은 특전회 레귤레이션, 충성도 높은 오타쿠. 이제는 WACK에 남아있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예전 WACK의 감성을 이 그룹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쥰쥰이 어차피 이제는 현실적으로 돌아가기 힘든 이 감성을 자회사를 만들어서 LiVS에 그대로 물려준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음. 지금 예전 WACK을 맛보고 싶지만 메이져판의 그 거추장스러움과 엉망진창 가성비 떄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그룹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