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고서/대만원정 특집편

240301-03 대만 아이돌 겐바 원정기 - #3 첫 번째 타이반 (밤 공연)

진타(ZiNTA) 2024. 3. 24. 16:55

폭풍 같은 물판을 보내고 잠깐 밖으로 나갔는데 비가 조금 잦아들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조금씩 흩뿌리고 있었다. 근처에 편의점은 두개나 있었지만 식당이 생각보다 좀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비 맞으면서 가고 싶지는 않았고 길 건너 카페에서 밀크티를 한 잔 시켰음. 일어가 통하지는 않아서 영어로 주문했는데 아주머니가 참 친절하셔서 기억에 남는다. (주문을 제대로 이해한게 맞았는지 꼼꼼히 다시 물어보심)

종이컵 뚜껑이 두께가 상당해서 좀 신기하게 느꼈다. 의외로 이런 작은 부분에서 외국임을 느끼게 해주는.

 

오후에는 오전의 라인업에서 토이프라 두 팀이 빠지고 샌달텔레폰과 베루하가 올라왔다. 2부에서 아쿠비는 대만 오타쿠들한테 보내는 선물 보따리를 하나씩 풀어놨던 듯.

 

1) 핑거는 앨범 발매해 놓고 그동안 무대위에서는 피로하지 않던 またね来世で를 대만에서 처음으로 피로했고,

2) 미그마쉘터는 중국어 버전 브릿지를

3) 그리고 베루하도 디엣지에서 간주부분을 갑자기 반복하는 루프를 만들어와서 츠바메의 가창(이마 사요나라!가 나와야 하는데 이마 사요- 까지만 계속 반복함)에 이어서 콜을 넣어야 하는 오타쿠들을 당황하게 만들어 놨음 (여기저기서 동시에 들려오는 집단 패닉의 "...?!? 마지카요!" 연발, 이거 원맨때 다시 나오는거 아닌가 싶음)

 

이런 것 때문에 내 기준에서 적어도 아쿠비는 정말 성의있는 사무소이다. 뭐가 되었든 큰 이벤트라 생각되면 뭐든 준비해서 온다. 또 반대로 우리 상황에서 대입해보면 내한하는 라이브 아이돌 중 이 정도 팬서비스 보여주는 팀들이 있을까 싶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솔직히 쉽지 않잖아.

 

일본팀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샌달텔레폰이 현지에서는 반응이 제일 좋았던 듯 싶음. 특히, 이 누나들 제일 멋있었던 것은 이틀간 타이반 공연 3번을 위하여 의상을 3벌 준비해왔다. (매번 공연때마다 바뀌어서 깜짝 놀람) 원정임을 생각하면 준비하는게 쉽지 않을 것인데 의상들이 하나 같이 다 대충 준비해온 것들이 아니어서 공연에 대한 열정과 프로의식 같은 부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음. 무대는 당연히 다 좋았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었던 듯.

 

트위터 찾아보니 에리카 눈나가 타이반 3번 의상 다 올려주셨었네

 

그래도 첫 날 가장 핵심은 타이반의 토리를 장식한 Primulav였다.

이날 무대에서 피로했던 전곡 모두 중국어로 노래하고 현지 오타쿠도 가장 많았으며 카나카나라는 걸출한 인재를 보유한 팀. 솔직히 카나카나는 작년 TIF ASIA 무대 스트리밍을 보면서 일본어가 너무 유창해서(당시에도 MC를 맡았던 것으로 기억) 알고는 있었는데 실제 현지에 와서 보게 될 줄은 몰랐지. 현 시점에서는 그냥 대만 겐바를 상징하는 인재가 아닐까 싶음.

무대하는 와중에도 카메라 들고 있는 오타쿠 찾아서 바로 포즈 잡아주는 센스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 장신임)

 

저녁 라인업에 Primulav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전에 안나온 대만 팀들 중 日蝕エクリプス(일식 이클립스)가 있긴 했지만 토리로 나온 Primulav의 후광이 너무 쎘기 때문에 조금 묻힌감이 있음. (그래도 치히로는 귀여웠읍니다) 이 팀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메이드 카페 계열인 듯 하다. 정기적으로 일본원정도 다니는 했다. 3월 중순때 간다는 아나운스가 있어서 오늘 다시 확인해보니 하치공에서 삐라도 돌린 듯.

치히로는 팔뤄까지 해놨는데 가보지를 못했네

 

저녁 특전회는 끝나면 또 바로 오프회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낮부만큼 달리지는 않았다. 이틀내내 라이브-특전회-오프회-특전회의 연속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완급 조절은 필요했다. 우선 베루하 친구들 인사부터 하는 것으로 시작. 낮부 안 나왔을때 코즈에는 쇼핑에 미쳐있었다는 듯. (공연 첫날부터 돌아갈때 위탁 수하물 무게제한을 걱정해야 하는 상태;) 뭐를 샀냐고 물어보니 악세사리 종류만 쓸어담은 듯.

 

"츠바메를 좋아해서 오렌지색인거지?" ㅋㅋㅋ 이말 듣고 좀 뻥-터졌음

 

베루하 종료를 시작으로 바로 Primulav 레인으로 달려갔다.

Primulav는 짬바가 느껴졌던 것이 외국인 한정으로 체키권 1장 이벤트를 하고 있었는데 이거 좋다고 찍으려면 20초 한정에 사인나시라서 자연스럽게 1장 더 사서 사인아리/60초 만들어서 가게 된다. 그리고 첫 번째 찍은 오타쿠들 그거 한 장으로 끝난 오타쿠들 아무도 없었음(그 다음날까지 포함해서 최소 2회이상). 낮부 물판에서는 움직이지 않았던 일본 오타쿠들이 카나카나 레인에서 쭈욱 늘어서 있었다.

신키켄 뿌리는 방식부터 최후미 팻말에 적어놓은 언어까지 운영의 짬바가 느껴졌다

 

본인이 만난 두번째 한국인이라길래 '두 번째?' 오타쿠 특유의 그 좀 찜찜한 기분이 되었을때 첫 번째는 여자였기 때문에 첫 번째 남자라고 바로 정정해주는 카나카나 보면서 순간적인 대응이 매우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센스가 장난 아냐!) 후에 오타쿠들 트윗을 봐도 공통적으로 두뇌회전이 빠르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건 100% 공감할 수 밖에 없었음. 아는 한국어를 얘기하다가 "고속도로"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단어는 아니어서 좀 뻥-터졌음. (나중에 찾아보니 아마도 한국어/일본어 발음 비교 영상을 본 듯하다) 아버님이 주재원이였다는 것 같았는데 어렸을때 왔다갔다 했던 것이 언어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었던 듯.

타이반이 끝난 그 다음날에 대만대학을 졸업한 것을 알려왔다. 정말 인재는 인재임, 한국에서도 한 번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무래도 외국이었던지라 일부 인원은 기후나 물이 안맞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첫날부터 몸이 안좋은 멤버들이 몇 있었다. 미그마쉘터에서는 유이농이 낮부에 빠졌다가 좀 나아져서 저녁에는 무대를 섰고, 시츄에서는 아이미가 낮부에는 나왔다가 저녁에 못나왔던 듯. 암튼, 사이리움 놀리는 것도 아깝고해서 미그마쉘터 무대에서 처음으로 핑크를 들어줬음. 그걸 계기로 간만에 유이농도 다녀옴. 

유이농은 아픈 와중에도 용케 핑크색 들어준 것은 기억하고 있던, 그래도 타국까지 와서 아프지는 맙시다 (T-T)

 

다시 돌아온 아쿠비 30초의 시간, 팀이 3개가 되다보니까 한 팀 아나운스 끝날때마다 자리 옮겨 다니느라 바빴다.

またね来世で 소감 말하기는 시간이 너무 짧았던 듯ㅋㅋ

 

배운 중국어 알뜰하게 잘 써먹고 있는 나기무

 

모구모구 히메하가 너무 긔여븐

 

보통 이렇게 끝나고 나면 우치아게를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인데 다시 돌아보니 이날은 여기까지는 예고편이고 오프회부터가 진짜 이벤트의 시작이었음. 평소 같으면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이때는 그런 피곤함을 느낄 겨를도 없었던 듯. 대충 30-40분 후가 오프회 시작이었기 떄문에 나오자마자 오타쿠들하고 지체없이 오프회 장소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