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主)겐바 이야기

해산한 그룹 오타쿠의 주(主) 겐바 이동기 겸 잡담 (2023년)

진타(ZiNTA) 2024. 2. 3. 15:09

코로나가 한창이었을때는 다시 한일 왕래가 가능하다면 몇번이고 다시 원정길에 오를 것 같았는데 정작 '22년 10월 이후 다시 예전처럼 (다소 비싸긴 했지만) 한일왕래가 가능해졌음에도 원정 길에 오르는 것이 끌리지가 않았다. 그나마 가장 처음으로 '한 번 갔다와볼까?' 생각했던게 '23년 2월에 있었던 BiSH의 마지막 특전회였고 이걸 끝으로 오타가츠가 일단락 되었다는 기분이어서 그랬는지 원정에 대한 생각이 좀처럼 없었다. (근 6-7년 WACK처돌이였기 때문에 WACK의 다른 그룹을 보러 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 얘기는 나중에 해보자)

 

그러다가 계기가 되었던 것이,

 

AQBI의 신그룹인 Finger Runs(이하 핑거런즈)의 음원을 듣게 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 시점에는 아직 정식으로 싱글이 발매되지도 않았고 유튜브 뮤직에 음원도 앞부분만 살짝 풀려있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던 나머지 이 짧은 음원마저 무한반복하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근래에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소위 악곡파 그룹이 없었다.

 

그렇게 원정날짜를 고민하던 와중에 뜬 겐바 스케쥴,

다시 봐도 엄청난 라인업이다

 

뒤돌아보니 정작 이 시점에는 몰랐는데 '23년 주 겐바는 이때 다 정해진게 아닌가 싶었을정도로 휘황찬란한 라인업이었다. 이 시점부터 코바켄상의 약칭 에쿠스토로메(Extreme!!) 모음? 계열? 이라고 해야하나? 주로 이쪽 계열로 주 겐바가 좁혀졌고 '23년 TIF를 거치면서 기존 WACK SLAVE는 없어지고 아래 5개 그룹으로 완전히 옮겨가게 되었다.

 

(알파벳 순)

airattic

BELLLRING少女ハート

Finger Runs

MIGMA SHELTER

situasion

 

'15년부터 코로나 이후 복귀 전까지 BiSH와 WACK에 묶여 살았기 때문에 위 그룹들의 사무소나 멤버들에 대해서는 솔직히 지금까지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BiSH가 '15년-'16년 베루하와 자주 얽혔기 때문에 AQBI는 수박 겉핡기 식으로 알고 있어도 airattic의 SOVA나 situasion의 요로코비는 전혀 몰랐음) '23년을 겪어보고 무대나 플로어 그리고 사무소의 느낌에 대해서 썰을 풀어본다.

 

airattic (약칭 エアラ, 에아라)

'23년도 아이돌 악곡대상에 같은 사무소(SOVA) 소속 그룹들의  앨범을 10위권에 3팀이나 올려놓을 정도로 악곡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상황에 맞게 쓰기 위해서인지 SE나 곡 사이의 Bridge로 모두 쓰일 수 있는 appetizer 같은 곡이나 2분 미만으로 타이테에 맞춰서 요긴하게 끼워넣을 수 있는 檸檬 같은 곡들이 있어서 셋리가 상당히 유연하다고 생각했다.  프로듀서인 혼마쇼타상 스스로 AQBI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악곡이나 음향 등에 대해서는 신경을 많이 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Bridge 장인은 AQBI지만 타이테에 맞춰서 유연하게 가져오는 것은 SOVA가 더 대단하다고 느껴짐. 이 부분이 정점으로 달한 것이 '23년 TIF로 SE로만 1분을 넘게 태웠다. 공을 들이다 못해 좀 변태 같은 부분도 있음.

 

 

멤버 대부분이 경력자들이고 솔직히 가창에 대해서만큼은 특출나다고 할 만한 멤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팀의 짜임새가 훌륭하다. 다만, 가창이나 에모이한 느낌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늘 전원 합창으로 풀어내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아쉽다. 명확히 AQBI와 다르다고 느낀점은 플로어의 자연스러운점을 추구하는 AQBI에 비해서 오타쿠의 반응을 보면서 분위기를 유도(박수, 콜, 자주 나오는 애드립 주로 히나리/네네)하려는 부분이 있음.

 

공식적인 그룹 컨셉이 '모라토리움, 도시, 20대'여서 그런지 몰라도 플로어는 상기 언급한 5개 그룹 중 오타쿠들이 제일 젊은 편. 특전회 레규가 좀 빡세다. 멤버와 오타쿠 사이에 비닐 장막까지는 아니지만 조그만 스탠드를 세우고 있고 조금만 붙으면 어김없이 날라오는 "하나레떼구다사이!"와 아직도 마스크를 써야하는 점은 호불호가 좀 갈릴지도. 그래도 스텝은 상당히 친절하고 대응도 좋다. 또한 굿즈가 상당히 심플하다. 티셔츠도 그룹의 로고가 없고 사진만 한장 프린트 되어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일코가 가능한 수준. (하지만 그거 입고 다른 그룹 특전회 돌아다니면 대부분의 아이돌이 에아라 오타쿠인 줄 다안다)

 

BELLLRING少女ハート (벨링쇼죠하트, 약칭 ベルハー, 베루하)

BiSH가 아직 인디즈에 머물던 시절('15년 ~ '16년), BiSH와 같이 IDOL ROCK 같은 라우드계열 이벤트에서 '영혼의 트리플다이, 토리 3강 체제'을 구성하던 것이 베루하와 파스코(PassCode)였기 때문에 이전 그룹의 베루하는 솔직히 볼 만큼은 봤다고 생각했고 악곡을 그대로 계승해서 나온 만큼 '23년 5월에 처음 봤을때도(베루하 신체제 속칭 신생 베루하는 '23년 4월에 데뷔했다) 큰 느낌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멤버들의 변화 때문인지 여러모로 지난날의 베루하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

 

확실히 세대가 바뀌었다고 느낀 것이 멤버들 3인 이상이 BiSH를 좋아했고 그 중 코즈에는 WACK의 오디션 중 하나였던 WACKちん 출신. 시대는 바뀌었을지 몰라도 오타쿠는 예전 오타쿠들이 상당히 남아있고 이제는 대부분 아저씨들(속칭 베루하 오지상, 베루오지)이 되어있다. 연령대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플로어가 상당히 신키에게 친화적이고 따뜻하다. 그리고 노는데 일가견이 있는 아재들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플로어가 재밌는 편. 오래 된 그룹이니 만큼 친숙해서 굳이 베루오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같이 즐길 수 있어서 그런 것도 있을 듯. AQBI 3개 그룹 중 그룹에 대한 로열티나 출석율도 베루오지들이 제일 높은 편 같음.

 

 

기존 베루하와는 다르게 프로듀싱은 여전히 AQBI의 다나카상이 하고 있고 지금도 AQBI 계열로 묶이고 있지만 매니지먼트는 코바켄상 쪽에서 담당한다. (MELTREC이라는 회사를 꾸려서 매니지먼트 지원함) 따라서, 스케쥴 관리나 물판 같은 내용은 현재 AQBI가 아닌 별도로 나뉘어져 있다. (Finger Runs와 MIGMA SHELTER의 부스가 같이 묶여있고 베루하는 따로 부스가 있음)

 

코바켄상의 계정에서 소개하고 있는 베루하의 프로듀스, 디렉션, 매니지먼트 관계도

 

 

개취이지만 이전의 베루하 보다 현생하는 베루하 멤버들의 가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개취이지만 비주얼도 현 멤버들이 나음) 지난 곡들도 현생 멤버들 버전으로 모두 재녹음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음.

 

Finger Runs (약칭 フィンズ, 핑거런즈)

다나카상이 사운드를 공들이고 있음이 티가 나는 그룹. 첫 싱글부터 만만치 않은 곡을 들고왔는데 앨범도 신규로 꽉 채워서 가지고 오는 것을 보면 사운드에 대해서는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 느껴진다. 애초에 싱글이나 앨범은 다 만들어놓고 내보낼 타이밍만 조절해서 릴리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임. 

 

아이돌 경력 10년 이상의 아사쿠라 미즈호나 NILKLY 이후로 다시 합류한 오가사와라 유이는 그렇다쳐도 나머지 3명도 무대에 있어서는 그다지 틈이 없다. 모르긴 몰라도 무대의 완성도에 있어서만큼은 호불호가 없을 듯. 개인적으로는 카노메 아키의 성장 속도가 빠르게 올라온 점도 크다고 생각함.

 

 

무대는 즐겁지만 오타쿠가 기술적으로 놀만한 포인트들이 좀 아쉬운 부분이 있음. 이건 악곡파 그룹들 대다수가 비슷하고 이제 1년 정도 된 그룹이니만큼 어쩔 수 없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에아라처럼 좀 이끌어 주고 억지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는게 아닌가 싶음. 핑거 단독 이벤트에서는 아직까지는 동원력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아직도 시작하는 느낌의 그룹이기 때문에 차차 지켜봐야 할 듯.

 

우즈키 코무기의 가창이 상당하다. 가창만 놓고 보면 사무소내 최고인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인데 팀내 최연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장할지 모르겠다. 나카타니 미츠키가 한국에서 짧게 유학한 경험이 있다. (K-POP 댄스 유경력자임) 한국에서 짧게 유학한 것 치고는 실전 한국어 레벨이 상당히 높은 편. (기억나는 한국어로 대뜸 "영수증 주세요!" 를 말하는 것 보면)

 

상기 언급한 5개 그룹 중에서 '23년 유일하게 TIF에 나가지 못했다. 같은 AQBI 계열인 베루하가 4월 데뷔했음에도 TIF에 출전한 것과는 달리 1월에 데뷔했음에도 나가지 못했음은 좀 아쉬울지도. 개인적으로 '24년 올해는 TIF가 분수령이 될 듯함.

 

 

MIGMA SHELTER (약칭 ミシェル, 미그마쉘터)

개인적으로는 유브네, 나라가 아직 있을 때가 제일 많이 보고 싶었는데 좀 아쉽긴 하지만 멤버가 대단위로 크게 바뀌면서 이제는 또 완전히 새로운 그룹이 되었음. (미미뮤가 없는 미그마쉘터를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룹은 그룹이 아니라 이제 진화해서 플랫폼의 영역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누가 새로 들어오든 퀄리티는 그대로 맞춰서 무대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퍼포먼스는 기존과 비교해서 나무랄 곳이 없다고 생각함.

 

 

새로 들어온 경력직들 유이농, 와냐가 메인으로 뛸 정도로 성장했고 신규로 들어온 신멤 3인방도 나쁘지 않다. '23년은 멤버가 크게 바뀌면서 안무 등을 조율하기 위해서 약 한달 정도 활동 중단의 시간을 가졌다. 애초에 멤버가 그렇게 바뀌는데도 일정한 시간이 준비되면 다시 이전 최고조의 퍼포먼스 레벨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복원력이 너무 대단하다.

 

멤버가 상당부분 바뀐만큼 신키들이 새로 들어가서 놀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되었고 이에 맞춰서 기존 체키권을 인하('23년 TIF즈음에 1,500엔에서 1,000엔으로 인하)한 것도 대단한 부분. 솔직히 이런 부분 각자 생각은 하면서도 행할 수 있는 운영은 별로 없을 듯 싶은데 다나카상 그는 도덕책...

 

situasion (시츄아시온)

현 세대 악곡파 아이돌 최고 정점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음. 지인들의 반응도 악곡에 때문에 호불호가 극단으로 갈림. 처음 들었을때는 '뭐 이런 곡이 있나...' 싶었는데 한 번 입에 맞으면 중독된 이후에 계속 갈증이 나기 마련임. 개인적으로 '23년 그 짧은 일정 중에서도 원맨을 투어마다 따라 다녔고 결론적으로 상기 언급한 5개 그룹 중에서는 '23년 원맨을 제일 많이 가본 그룹이 되었음.

 

멤버들의 대한 느낌은 개인적으로 비주얼만큼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메아도 초창기 시절의 느낌이 생각났다. 그만큼 멤버들 5명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편이고 의상이나 특전회의 레규에 대한 부분도 상기 언급한 5개 그룹 중에서 제일 과감한 편이다. 애초에 마스크도 멤버들한테는 쉴드로 착용하게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난 '23년 5월부터 다녔으니 시점마다 차이는 있을 듯) 어느 시점부터는 쌍방 모두 마스크 나시가 되었음.

 

온 몸을 다쓰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안무의 폭렬성(!)에 관해서만큼은 MIGMA SHETLER에 비빌 수 있을 정도로 그 수준이 만만치 않다. 솔직히 저렇게 흔들다가 관절에 대한 문제라던가 골정상이라도 나오는게 아니가 싶을 정도로 심한편.

 

JAPANESE HORROR STORY(쟈파호라)나 1988 같은 확실한 킬러튠을 가진 것이 강점이다. 곡의 특성상 공연장에 따라서 차이가 큰 그룹이 아닐까 싶음. 하루 이틀 차이로 O-east와 O-nest에서 같은 곡을 들어었을때의 느낌은 개인적으로는 캬파 300~400명 수준의 작은 라이브 하우스를 선호하지만 그래도 이 그룹은 음향이 좋은 좀 큰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룹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이고 행보도 나름 과감한 편. 지방 원정의 원맨도 무료 공연이 많았고 투어 같은 부분도 꾸준히 이어내고 이 시점에 태국 원정까지 나가고 있는 부분은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고 일단 어떻게든 오타를 늘리겠다는 집념이 상당한 것 같음. 그만큼 이곳저곳을 챙기면서 다니다보니 스케쥴도 상당히 많은 편임. (운영도 그렇지만 멤버들 스스로 욕심이 상당하다고 생각함)

 

'23년 10월부로 사인아리 특전권 가격이 1.5에서 2.0으로 올랐다.(대신 사인나시는 동결) 모르긴 몰라도 상기 언급한 5개 그룹 중에서는 가치코이 레벨이 제일 많은 편이 아닐까 싶고 오타쿠들의 응집력도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동원이 적은 지방도 A 티켓 보다는 S로 끊고 오는 오타쿠들이 더 많았다.

 

굿즈가 airattic처럼 상당히 깔끔하게 나오는 편이고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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