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고서

24년 6월 - 교토 란만카이(きのぽ。フェス) 첫 날

진타(ZiNTA) 2024. 6. 30. 15:54


개인적으로 보는 코로나를 넘기면서 씬의 크게 달라진 점 하나는 바로 로컬그룹의 강세이다. 뭐 로컬 그룹으로 알려진 그룹은 여러 그룹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교토의 「키노포(きのぽ。)」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

 

「교토에서 아이돌?」

 

우리 안에서 교토는 어떤 이미지인가? 오사카에서 페스나 타이반이 열리는 것은 일상이지만 교토는 다르다. 사실상 불모지에 가깝다. 교토에서 아이돌이?라는 주제부터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 장에서는 줄이기로 하고 가끔 X의 스페이스로 들려오는 키노포 운영의 대담(아이돌 운영들이 함께하는 스페이스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을 들으면서 공감되는 내용이 많긴 했는데 키노포에서 내놓은 주최페스 공지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장소가 「기온코부카부렌죠? 교토시청?」 둘 다 아이돌 이벤트로 오픈 된 공간이 없었을뿐더러 특히 기온코부카부렌죠는 역사가 150년이 넘은 공연장이다. 본래의 목적은 게이코, 마이코의 공연이 이어지는 곳. 여기서 페스를 열겠다는 아이디어를 낸 운영도 그렇고 이걸 허가해 준 관계자들도 대단하긴하다.

기온코부카부렌죠(祇園甲部歌舞練場) - 1872년 교토 박람회를 위해서 지어진 극장. 봄에는 게이코와 마이코가 본인들의 춤 사위를 공개하는 미야코 오도리(都をどり)가 매년 열린다. 극장은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2층의 목조극장으로 국가유형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있다. 최근까지 내진 공사를 위해서 휴관이었다가 공사를 완료하고 22년 재개장했다.

 

문제는 막연히 미그마쉘터 공연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미리 예약해놓은 인천-하네다 항공편부터 시작해서 모든 예약을 도쿄에 맞춰놓은 것이었는데 란만카이의 라인업이 발표되면서 핑거런즈, 시츄아시온, 타이틀미정까지 다 쓸어가 버렸고 도쿄에 남은 팀이 몇 팀 없는 상황인지라 며칠 고민하다가 교토시청의 둘쨋 날은 포기하더라도(이날은 미그마쉘터 현체제종료 원맨이었다) 첫 날은 가보고 싶어져다.

 

특히 최근들어 도겐자카와-카부키쵸에 질려있던터라 간만에 투어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고 신칸센도 타고 싶고 제일 중요한 것은 도루오타 인생, 언제 또 기온코부카부렌죠를 가보겠는가? 150년 역사의 첫 번째 아이돌 이벤트인데 놓치고 싶지 않았음. (올해는 가능해도 내년은 없을 수 있음)

도쿄 새벽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새벽부터 신칸센 타고 교토로 향하는 중 / 얼마만에 오는 교토인가? (BiS 2nd IDKWWH 투어 이후 처음 오는 듯)

 

교토역에서 내려서 회장 근처까지 가는 버스를 타는데 기요미즈데라 가는 버스와 같은 버스인지라 버스안에 한국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물론 그 앞에서 대부분 내리긴 했지만. 6일이 휴일인지라 어딜가든 관광객이 많은 한 주이긴 했다. 버스에서 내려가는데 조금 걷다보니 눈 앞에서 걸어가는 핑거런즈 오타쿠인 시치린상을 만나서 같이 회장까지 걸어감. 큰 길 옆에 골목으로 이런 회장이 나오는데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고풍스러움에 으아아- 하는 탄성만 나왔다.

 

고풍스러움의 극치, 겐바라면 매번 마주하던 카부키쵸와 도겐자카의 그 회색 빛 골목들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회장에 15분인가 남기고 도착했기 때문에 이미 리스트밴드 교환은 대부분 끝났을거라 생각했는데 회장 앞에 쭈욱- 늘어선 인원들을 보고 뭔가 지연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 대충 20분 정도인가 지연되서 시작함) 리스트 밴드를 교환하고 그룹별 최전자리 추첨을 위해서 다시 다른 줄에 섰다. 재미있는 것이 기본 자유석 자리와 별개로 각 그룹마다 최전열 자리를 별도로 판매했다. 기본석 + @의 개념인셈(한 그룹이 끝나면 5분텀이 있어서 그때 자리를 교체한다) 고민하다가 핑거런즈, 시츄아시온, 타이틀미정 세 그룹은 최전석을 별도로 구매했고 추첨을 통해서 자리를 받아옴.

타이틀미정이 1-1인지라 자리가 제일 좋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왼쪽부터 자리를 배치해놔서 사실 제일 안좋았음

 

개인적으로는 등의 양식이 제일 좋았다

 

회장에 들어가서는 그냥 관광객 모드로 사진찍기에 바빴음. BiSH 홀투어 다니면서 나름 어지간한 동네 홀은 대충 다봤다고 생각했고 그것과 비슷할거라 생각했는데 기온코부카부렌죠는 그런 것들과는 성격이 좀 달랐음. 회장의 화려함의 격이 달랐음. 연식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음향설비나 구조 등은 어쩔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런 회장이라면 음향적인 열세는 감수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를 봤더니 무대가 말도 못하게 넓었다. 평소 큰 규모의 회장을 써보지 못한 아이돌이라면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정도. 회장 구조도 그냥 전면에만 무대가 있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양 옆에 하나미치 형태로 별도의 무대가 있어서(아마도 샤미센 등을 연주하는 공간이었을 듯) 사전에 동선을 잘 짜놓은 그룹들은 라이브 중 양옆으로도 왔다갔다 하곤 했다. (키노포, 타이틀미정이 그러했다)

2층에 계셨던 moss상의 사진을 퍼옴 (출처: x.com/MotH__MoSS)

 

입구에서 회장으로 들어가는 길 가운데 이런 이쁜 정원이 있다. 체키 찍기 딱 좋은 장소였음.

 

핑거는 안쪽에서 특전회를 해서 배경 수혜를 못 받고 정원 가까이서 특전회 한 시츄아시온때 특혜를 받음

 

밖에서 즉석에서 구워주는 피자를 팔았는데 생각보다 먹을만했다

 

카이쥬바이미는 그렇게 신경써서 보지는 않지만 최근에 RAIGEKI를 계속 듣고 있어서 나올까? 했는데 셋리에 들어있어서 대만족. 이 친구들 좀 귀여웠던게 회장내 관계자석이 따로 없었던 건지 본인들 공연 끝나고 나와서 출입구 앞 쪽에서 쪼르르 서서 구경하고 있는 것이 귀여웠다. 하필이면 문 앞에서있어서 문 열릴때마다 옆으로 비켜섰다가 다시 돌아왔다가를 반복.

 

타이틀미정은 저번 4인 보고 카와모토 소라 졸업 이후의 3인은 처음 봤는데 역시나 원래 3인이었던 것 처럼 흠잡을데 없는 퍼포먼스라 역시 완성도가 높았다. 보통의 아이돌과 다른 레벨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음. 하지만 그래도 카와모토 소라가 있던 쪽이 더 좋았음. 아직 소식은 없지만 멤버 추가 안하려나? 

지난 원정에서 놓쳤던 시오리를 드디어 회수했다, 타이틀미정

 

종연 이후 물판때는 토가시 유우카 외의 다른 멤버들(아베, 타니)을 처음 가봤다. 저번부터 특전회 시간이 좀 짧은 편이라 시간을 재봤더니 딱 30초를 준다. 여기에 사인아리까지 있어서 사인까지 해주려니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듯. 호불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회전이 빠른 그룹들이 좋음.

언젠가 원맨도 꼭 보고 싶다 (북해도 가야하는가?)

 

팁토가 끝나고 잠시 시간이 있을때 잠깐 밖에 나갔다가 작년 배틀 몬스터때 처음 보고 팔로잉만 했던 사토몬의 다카하시 아즈 물판을 가봤다. (사토몬 물판 자체가 처음임) 솔직히 사토몬 자체는 그렇게 관심있는 팀까지는 아님. 하지만 이 친구는 뭐랄까 무대 위의 퍼포먼스가 엄청 좋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확연히 눈 길을 끄는 힘이 있음. 이 날이 이번 원정의 처음이자 끝일거라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가는 곳마다 겐바가 계속 겹치는 바람에... 암튼, 시작은 그랬다.

말투, 주제, 하루종일 트윗이 절대 끊기지 않는 재밌는 친구 (이날은 교토원정 특별의상인지라 만족도 업)

 

교토역 앞에 있는 니덱교토타워

 

하루 종일 피자 한 조각 이외 먹은게 없던터라 도쿄로 돌아가는 신칸센 안에서 먹방을 부렸다 (간만에 관서까지 왔는데 551 호라이는 못 참지...)

 

키노포에서 내놓은 란만카이 페스 티셔츠 너무 이뻐서 살 수 밖에 없었음